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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사색] 무무
『무무』


이반투르게 네프(1818~1883) -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


♠ 무무는 1854년에 쓰여졌으며 19세기 세계 문학 가운데 가장 감동적인 소설 중 하나이다. 황제 알렉산드르 2세가 농노제 폐지를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줄거리>
노예는 사랑할 자격이 없다. 인간의 가장 소중한 감정인 사랑은 오직 자유인에게만 허락되니까 말이다. 비록 벙어리였지만 누구보다도 힘이 장사였던 게라심이 같은 처지에 있던 타티야나에게 연심을 품었을 때 여 지주는 위기가 닥친 것을 직감한다.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지키려는 순간, 충직했던 게라심은 당당한 주체로 거듭날 테니까. 이건 노예를 가진 주인 입장에서는 여간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여 지주는 서둘러서 타티야나를 다른 농노에게 시집을 보낸다.
처음으로 소중한 것을 빼앗긴 게라심은 슬픔과 당혹감에 젖어 들지만 금방 체념하고 만다. 여 지주의 시도는 멋지게 성공한다.
그러나 아무리 순박한 농노일지라도 자신의 감정을 부정당하는 감정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상심에 빠진 게라심은 우연히 강가 진흙 뻘에 빠져있는 강아지를 구하게 된다. 게라심은 강아지에게 무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온갖 애정을 쏟게 된다. 아마 인간이 아닌 동물을 사랑한다면 여 지주도 불만을 토로하지 않을 것이라는 무의식적으로 판단했다.
그렇지만 여 지주는 이번 경우에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여 지주의 본능적인 주인의식은 위기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농노는 감정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여 지주는 무무를 죽이려 한다.
무무를 너무나 아꼈던 게라심은 무무가 여 지주의 손에 죽도록 방치할 수 없었다. 마침내 게라심은 본인이 직접 무무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게라심은 무무에게 마지막 만찬을 근사하게 차려주며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만찬이 끝난 뒤, 무무를 배에 태우고 노를 저어 강 중심부에 이른다.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 조용하게 흐른다. 마치 가장 고요한 어떤 밤이 우리에게는 전혀 고요하지 않을 수 있듯이...


노예가 아니라 주인이 되지 않는다면 사랑도 지킬 수 없다.
자신을 비하하는 감정보다 우리 삶에 더 치명적인 것은 없다.
사랑만이 비루함에서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
비루함이란 슬픔 때문에 자기에 대해 정당한 것 이하로 느끼는 것이다. -스피노자-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노예의식을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비루함도...
무무를 강물 속에 던지는 순간, 게라심은 농노로서 가지고 있던 비루함도 함께 버리고 있었다. 마침내 게라심은 자신을 지배하던 비루함을 극복하기 시작한 것이다.



행복한 사색/김현훈(2023. 02. 27)
  IP : 118.130.220.52   행복창조 DATE   2023-02-27 08: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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